
존 F. 케네디 대통령 취임 연설 ①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설 중 한 편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1961년 취임 연설은 테드 소렌슨 (Theodore "Ted" Sorensen) 이 주도적으로 작성했다. 테드 소렌슨은 케네디의 최측근 연설비서이자 고문으로, 케네디가 상원의원 시절부터 함께 일해왔으며 변호사 출신으로 문장력이 뛰어나고, 케네디의 사상과 어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 인물이다.
소렌슨은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과 같은 역사적 명연설을 참고하며, 간결하면서도 운율감을 살린 문장을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역사적, 성경 인용구(예: 이사야서), 라틴어적 대구법(parallelism), 반복(repetition), 대조(opposition) 등의 수사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1. 연설의 역사적 배경
- 냉전 시대의 정점
케네디의 취임은 1961년, 냉전이 한창 심화하던 시기였다. 미국과 소련은 정치, 군사, 이념적으로 극심한 대립 중이며 핵무기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류 전체가 파멸할 수 있는 위기가 팽배했다.
- 미국 내부 분위기
2차 세계대전 승리 후 미국은 경제적 번영을 누렸지만, 인종 차별과 시민권 운동이라는 심각한 국내 문제에 직면했다. 케네디는 43세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공화당 후보 리처드 닉슨과 박빙의 승부 끝에 승리했기에, 민주당, 공화당 두 세력으로 대표되는 팽팽한 정치적 긴장감도 미국 내에 존재했다.
- 탈식민지화의 물결
60년대는 세계 곳곳에서 식민지들이 독립을 맞이하던 했으며 신생 독립국들은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어느 쪽 이념을 따라야 하는지 선택을 강요받던 시기였다.
2. 연설 의도
- 동맹국에는 신뢰, 적국에는 경고
미국이 자유 수호를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면서 소련을 향해 새로운 평화를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강조
전쟁을 통해 단련되고, 냉전을 겪으며 자라난 세대가 이제 역사의 바통을 이어받아 세계를 이끌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 시민들의 헌신 촉구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으십시오."라는." 명언을 통해 국민들의 정치 참여와 봉사 정신을 고취시키려 하였다.
3. 현실의 장벽
이상적인 연설과 달리, 대통령에 취임한 케네디는 곧 여러 난관에 직면한다.
- 피그만 침공(1961): 쿠바의 공산 정권을 무너뜨리려다 실패한 사건으로 미국의 체면이 크게 손상되었다..
- 쿠바 미사일 위기(1962): 인류 역사상 가장 핵전쟁에 가까웠던 위기를 겪었다.
- 베트남 전쟁: 국내 인권 문제 등도 계속 미국을 괴롭히던 심각한 문제였다.
4. 꺾어진 꿈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 달라스에서 케네디 대통령은 암살당한다. 취임 연설에서 보여준 케네디의 이상주의를 잔혹하게 꺾어버린 사건이다. 평화와 협력을 외치던 지도자가 폭력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취임사는 더욱 비극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암살로 인해 케네디는 영원히 젊고 이상적인 지도자로 기억되었고, 취임사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영감을 주는 언어로 남게 되었다. 케네디의 짧은 생애로 인해 이 연설은 더더욱 아쉬움과 그리움이 가득한 유산으로 남아있다.
5. 우리에게 주는 의미
케네디의 취임사는 다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
- 힘과 평화의 균형
- 강대국의 도덕적 책임
- 공동체적 희생과 연대
- 시민이 민주주의의 주체라는 신념
<연설 본문>
Vice President Johnson, Mr. Speaker, Mr. Chief Justice, President Eisenhower, Vice President Nixon, President Truman, Reverend Clergy, fellow citizens: We observe today not a victory of party but a celebration of freedom--symbolizing an end as well as a beginning--signifying renewal as well as change. For I have sworn before you and Almighty God the same solemn oath our forbears prescribed nearly a century and three-quarters ago.
존슨 부통령님, 하원의장님, 대법원장님, 아이젠하워 대통령님, 닉슨 부통령님, 트루먼 대통령님, 성직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특정한 정당의 승리를 경축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를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는 끝이자 시작을 상징하고, 변화와 쇄신을 의미합니다. 저는 지금 여러분과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거의 175년 전 우리 선조들이 제정한 엄숙한 선서를 다시 했습니다.
The world is very different now. For man holds in his mortal hands the power to abolish all forms of human poverty and all forms of human life. And yet the same revolutionary beliefs for which our forebears fought are still at issue around the globe--the belief that the rights of man come not from the generosity of the state but from the hand of God.
세상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이제 모든 종류의 빈곤을 끝낼 수 있는 능력과, 모든 인간 생명을 소멸할 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싸워 지키려 했던 혁명적인 믿음은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서 논쟁의 대상이 됩니다. 인간의 권리는 관대한 국가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주신다는 그 믿음 말입니다.
We dare not forget today that we are the heirs of that first revolution. Let the word go forth from this time and place, to friend and foe alike, that the torch has been passed to a new generation of Americans--born in this century, tempered by war, disciplined by a hard and bitter peace, proud of our ancient heritage--and unwilling to witness or permit the slow undoing of those human rights to which this nation has always been committed, and to which we are committed today at home and around the world.
우리는 자신이 이런 최초의 혁명을 물려받은 사람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바로 이곳에서, 우리의 우방과 적들에게도 선언합시다. 혁명의 횃불은 이제 새로운 세대에게로 넘어갔습니다. 20세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으며 강해지고,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으며 우리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미국이건 다른 나라이건 간에 우리는, 이 나라가 지키기 위해 애써왔던 사람들의 당연한 권리가 서서히 침탈당하는 일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Let every nation know, whether it wishes us well or ill, that we shall pay any price, bear any burden, meet any hardship, support any friend, oppose any foe to assure the survival and the success of liberty.
모든 나라에게 알립니다. 우리에게 호의를 품은 나라든 적의를 품은 나라든 상관없이, 우리는 자유가 지속되고 번영하기 위해 어떤 대가든 치를 것이며, 어떤 부담이든지 감당할 것이고, 어떤 고난이든 견디고 우방은 돕고 적은 막을 것입니다.
This much we pledge--and more.
To those old allies whose cultural and spiritual origins we share, we pledge the loyalty of faithful friends. United there is little we cannot do in a host of cooperative ventures. Divided there is little we can do--for we dare not meet a powerful challenge at odds and split asunder.
여러분께 약속합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더 이상도 할 용의가 있습니다.
우리와 문화적 정신적 뿌리를 공유하는 오래된 동맹국에게 우리는 믿음을 주는 우방으로서 충성을 약속합니다. 우리가 단결하며 해낼 수 없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열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 마음을 합치지 못한 채 강력한 도전에 맞설 수는 없습니다.
To those new states whom we welcome to the ranks of the free, we pledge our word that one form of colonial control shall not have passed away merely to be replaced by a far more iron tyranny. We shall not always expect to find them supporting our view. But we shall always hope to find them strongly supporting their own freedom--and to remember that, in the past, those who foolishly sought power by riding the back of the tiger ended up inside.
새롭게 자유의 대열에 합류한 독립 국가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약속합니다. 옛날의 식민 지배가 단지 더 심한 폭정으로 바뀌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늘 우리의 견해에 동조하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자신의 자유를 강하게 지키기 바랍니다. 과거에 호랑이 등에 올라 권력을 잡으려 했던 이들이 결국 호랑이게 잡아 먹혔음을 기억합시다.
To those people in the huts and villages of half the globe struggling to break the bonds of mass misery, we pledge our best efforts to help them help themselves, for whatever period is required--not because the communists may be doing it, not because we seek their votes, but because it is right. If a free society cannot help the many who are poor, it cannot save the few who are rich.
전 세계 초가집과 마을에서 집단적 빈곤의 사슬을 끊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들이 자립하도록 도울 것을 약속합니다. 필요한 기간이 얼마가 되든 말입니다. 그것은 공산주의자들이 그렇게 하고 있어서도 아니고, 그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렇게 하는 일이 옳기 때문입니다. 자유 사회가 다수의 가난한 사람을 돕지 못한다면, 소수의 부유한 사람도 구할 수 없습니다.
미국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공영방송인 NPR (National Public Radio)에서 2011년에 케네디의 위임 연설은 50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에도 세계인들에게 큰 감명과 영향을 주고 있다는 특집 기사도 발간했다.
https://www.npr.org/2011/01/18/133018777/jfks-inaugural-speech-still-inspires-50-years-later
'Ask Not...': JFK's Words Still Inspire 50 Years Later
On Jan. 20, 1961, John F. Kennedy gave an inaugural address that became one of the most famous speeches in American history. It shaped the lives of many who took his words to heart. But will the message fade as generations pass?
www.np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