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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in Movies/War

[영화 명대사] 86. 카사블랑카 (Casablanca, 1942)_ 전쟁은 아름답지 않다.

 

 

카사블랑카 (Casablanca, 1942)

 

감독: 마이클 커티즈 (Michael Curtiz)

각본: 줄리우스 엡스타인 J (ulius J. Epstein), 필립 엡스타인 (Philip G. Epstein), 하워드 코크 (Howard Koch)

출연: 험프리 보가트 (Humphrey Bogart). 잉그리드 버그먼 (Ingrid Bergman), 폴 헨리드 (Paul Henreid)

 

 

왜 카사블랑카 영화가 최고의 영화인가? 

 

The immortal ‘Casablanca’: Why the Old Hollywood’s Everlasting Masterpiece Is Still Beloved • Cinephilia & Beyond

By Sven Mikulec There is only a spoonful of movies that enjoy such a reputation as Casablanca, the romantic war drama directed by Michael Curtiz which started winning over the world in late 1942. A standard inhabitant of 'top ten movies of all time' lists,

cinephiliabeyond.org

 

절망과 희망의 이중주

 

영화 카사블랑카 (Casablanca, 프랑스어로 '하얀 집'이라는 뜻. 북 아프리카 모나코 북부의 도시 이름)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제작된 흑백 영화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손꼽고 있다. 물론 현대 영화의 빠른 진행이나 놀라운 편집술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에 익숙해진 눈이 아닌, 1940년대 영화팬의 따뜻한 시선으로 감상해야 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 배우 험프리 보가트 (Humphrey Bogart),  잉그리드 버그먼 (Ingrid Bergman)의 명연기와 연출의 완성도 등도 이 영화가 이토록 오랜 세월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작품이 된 이유가 된다. 하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큰 반향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가 전쟁과 사랑, 믿음, 배신, 이별이라는 주제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게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만큼 사람들을 절망시키면서 또 자극하는 요소가 있을까.

 

1982년 개봉된 영화 람보 1 (원래 제목은 Rambo, first blood)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특수 부대원으로 참전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ease)에) 시달리는 주인공 람보가 영화 중에 한 독백을 많은 영화 팬들은 기억할 것이다.  

 

전쟁에서는 승리나 패배는 중요한 게 아니야. 무조건 살아남아야 해.”

" War isn’t about winning or losing. It’s about surviving. “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조셉 콘래드 (Joseph Conrad)의  걸작 소설 ”The Heart of Darkeness (어둠의 심연)“ 에 바탕을 두고 제작한 베트남 전쟁 영화 <Apocalypse Now (지옥의 묵시록)>에서 미군 반란군을 지휘하며 정글에서 왕처럼 살고 있는 주인공인 커츠 (Kurtz, 마론 브란도 Marlon Brando 분) 대령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음 전쟁이 언제 시작될지는 아무도 몰라. 하지만 전쟁은 절대 끝이 없어. 인간들이 하는 짓을 보면 그 정도는 확실하게 알 수 있어"

"War may have begun in your time, but it will never end. Humanity has that much of a guarantee. “

 

전쟁이 주제인 영화에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고 남녀 간의 갈등과 만남, 이별 등 수많은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쟁이 주는 본연적이고 심도 깊은 두려움과 불안함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 번 더 전쟁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다.

 

 

떠나는 사람, 남는 사람

 

영화 카사블랑카에도 사랑과 믿음 배신과 이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주인공 릭 (Rick, 험프리 보가트)이 믿고 사랑했던 여인 일사 (Ilsa, 잉글리드 버그먼)가 릭을 배신했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결국은 릭의 도움을 받아 남편 빅터 (Victor, 폴 헨리드 Paul Henreid, 체코 레지스탕스 지도자)와 함께 모나코를 떠나는 장면은 두고두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1989년에 제작되어 히트한 사랑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에서 해리와 샐리는 처음 만났을 때 이 영화를 소재로 논쟁을 벌인다.

 

Harry: He doesn’t want her to stay. That’s why he puts her on the plane.

Sally: I don’t think she wants to stay.

Harry: Of course she wants to stay. Wouldn’t you rather be with Humphrey Bogart than that other guy?

Sally: I don’t want to spend the rest of my life in Casablanca married to a man who runs a bar. That probably sounds very snobbish to you, but I don’t.

Harry: You rather have a passionless marriage.

Sally “... and be First Lady of Czechoslovakia.

 

해리: 릭은 일사가 카사블랑카에 머물기를 원치 않았어요. 그러니까 비행기에 태웠겠지.

샐리: 일사는 카사블랑카에 있고 싶지 않았어요.

해리: 무슨 소리 하는 거요? 아니 험프리 보가트하고 여생을 보내고 싶지 다른 남자하고 함께 있기를 원한다는 일이 가당키나 한 말이요?

샐리: 정신 제대로 된 여자라면 술집 사장과 함께 카사블랑카에서 평생을 보내고 싶겠어요? 속물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그래요.

해리: 열정적인 사랑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샐리: 그런 것 보다 전쟁 후에 체코슬로바키아 영부인이 되는 편이 훨씬 더 낫지요.

 

헤밍웨이의 명작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에서도 부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주인공 조단이 적들과 맞서면서 사랑하는 여인 마리아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여기에서도 여 주인공은 잉글리드 버그먼이 연기)를 동료들과 함께 떠나보내는 장면이 소설 마지막에 생생하게 묘사된다.

 

“Roberto,” Maria turned and shouted. “Let me stay! Let me stay!” “I am with thee,” Robert Jordan shouted. “I am with thee now. We are both there. Go!” Then they were out of sight around the corner of the draw, and he was soaking wet with sweat and looking at nothing.

 

“로베르토” 마리아는 돌아서며 소리친다. “함께 있을래요.” “함께 있겠다고요.” 로버트 조단은 소리쳤다. “나는 항상 당신과 함께 있소, 우리 함께 있단 말이요. 빨리 가시오.!” 그러고 나서 마리아와 동료들은 코너를 돌아가 눈에 띄지 않았다. 조단은 땀으로 온몸이 젖었고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인 조단은 남의 나라 전쟁 (스페인 내전)에서 파시스트와 싸우기 위해 국제 여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이제 밀려드는 적들을 막다가 전사하기 직전이지만 그의 가슴은 사랑하는 여인 마리아를 구했다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미국인 릭 (험프리 보가트)은  파리에서 자신을 떠난 일사 (일그리드 버그먼)를 그리며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종일 술에 취해 있다. 모나코는 프랑스의 식민지였지만 세계 2차 대전이 시작되자마자 프랑스가 독일에 점령당하여 모나코도 실질적으로 독일이 지배하고 있다. 유럽에서 나치를 피해 다른 나라로 가기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나코로 피신해 망명의 기회를 엿보았으나, 워낙 독일의 감시가 철저한 탓에 독일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행증을 얻지 못하면 모나코에 갇혀 지내야 한다. 이 와중에 일사는 원래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체코 레지스탕스 지도자 빅터 라즐로 (Victor Laszlo, 폴 헨리드 Paul Henreid)와 함께 릭을 찾아와 모나코를 빠져나가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는 도움을 요청한다.

 

릭이 그들을 도와줄까.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로버트 조단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마리아를 살렸던 것처럼 릭도 한 때 사랑했던 여인을 살리기 위해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까. 일사는 릭이 어려움에 빠질 줄 알면서도 전쟁이 끝나면 체코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을 데리고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하여 남는가?

 

모나코를 떠나는 일사를 바라보는 릭에게는 전쟁의 승리, 이념의 쟁취 이런 피상적인 생각이 아닌, 사랑하는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생각이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빅터와 일사가 모나코를 떠나기 전 공항에서 릭을 만난다.  

 

Rick: Don't you sometimes wonder if it's worth all this? I mean what you're fighting for.

Victor Laszlo: You might as well question why we breathe. If we stop breathing, we'll die. If we stop fighting our enemies, the world will die.

Rick: Well, what of it? It'll be out of its misery.

Victor Laszlo: You know how you sound, Mr. Blaine? Like a man who's trying to convince himself of something he doesn't believe in his heart.

Victor Laszlo: Everything is in order.

 

릭: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 적은 없나요? 조국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일 말이요.

빅터: 왜 우리가 숨을 쉬어야 하는지 묻는 일과 같다고 생각하오. 숨을 쉬지 않으면 죽기 마련이고 적들과 싸우지 않으면 이 세상은 멸망하고 말 것이오.

릭: 그게 무슨 상관이요? 더 이상 고생할 일도 사라질 텐데.

빅터: 지금 하고 있는 말은 자신도 사실이 아닌지 알고 있으면서도 한 번 주장해 보는 것처럼 들리오. 모든 일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는 법이오.

 

Rick: All except one thing. There's something you should know before you leave.

Victor Laszlo: Mr. Blaine, I don't ask you to explain anything.

Rick: I'm going to anyway because it may make a difference to you later on. You said you knew about Ilsa and me.

Victor Laszlo: Yes.

Rick: What you didn't know was that she was at my place last night when you were. She came there for the letters of transit. Isn't that true, Ilsa?

Ilsa: Yes.

Rick: She tried everything to get them and nothing worked. She did her best to convince me she was still in love with me but that was over long ago. For your sake she pretended it wasn't and I let her pretend.

Victor Laszlo: I understand.

Rick: Here it is.

[hands Lazlo the letters of transit]

 

릭: 다 좋은데 이 점은 분명히 합시다. 떠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점이 있소.

빅터: 모든 일을 다 나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소.

릭: 그래도 하겠소. 나중에 달리 생각할 수 도 있기에. 나와 일사 사이에 일어났던 일을 다 안다고 했죠?

빅터: 그렇소.

릭: 당신이 모르고 있는 일이 있소. 어제 일사가 내 집에 찾아왔소, 당신도 집에 숨어 있었고. 일사는 통행증을 얻기 위해서 왔소. 내 말이 맞지, 일사?

일사: 맞아요.

릭: 통행증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루지는 못했소. 나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 설득하려고 최선을 다했소. 하지만 다 예전 일이지요. 하지만 일사는 당신을 위해서 사랑이 끝나지 않은 척했고 나는 그대로 두었소.

빅터: 이해하오.

릭: 자 받으시오. [빅터에게 통행증을 건넨다.]

 

Victor Laszlo: Thanks. I appreciate it. Welcome back to the fight. This time I *know* our side will win.

[airplane engines start]

Victor Laszlo: Are you ready, Ilsa?

Ilsa: Yes, I'm ready. Good-bye, Rick. God bless you.

Rick: You better hurry. You'll miss that plane.

 

빅터: 고맙소. 정말 감사하오. 나치에 대항해 싸우기로 한 점 환영하오. 이 번에는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오. [비행기 시동이 걸린다]

빅터: 일사, 준비 됐소?

일사: 예. 그럼요. 잘 있어요 릭. 하나님이 함께 하시길.

릭: 서두르시오. 비행기 놓치지 않으려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전쟁의 어두움과 사랑을  절묘하게 그린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 카사블랑카를 권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야기한다. 전쟁에는 낭만이 없다. 

 

Older men declare war. But it is the youth that must fight and die.

(늙은이들이 전쟁을 일으키지만 싸우다 죽는 이들은 젊은이들이다.)

- 미국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 (Herbert Hoover)-

 

Play it, Sam. 

 

 

La Marseillaise 

 

 

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