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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in Movies

[영화 명대사] 75. 그녀 (Her, 2013)_그녀를 믿지 마세요

 

그녀 (Her, 2013)_그녀를 믿지 마세요

 

감독: 스파이크 존즈 (Spike Jonze)

각본: 스파이크 존즈 (Spike Jonze)

출연: 호아킨 피닉스 (Joaquin Phoenix), 스칼렛 요한슨 (Scarlett Johansson, 목소리)


2014년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감독인 스파이크 존즈가 직접 각본까지 쓴 영화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왜곡시킨다. 일의 진행이 빨라지고 편리해지는 면도 있지만 삶은 공허해지고 보람을 찾기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도 잊게 되는 경우도 많아진다.

 

영화에서 테오도르 (Theodore, 호아킨 피닉스 Joaquin Phoenix)는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각종 행사 등에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쓰는 관습은 남아있지만, 직접 그런 수고를 하고 싶지도 않고 글을 잘 쓸 자신도 없다. 편지 작성을 인공 지능에 맡기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마음과 통하는 사람이 직접 작성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축하, 위로, 사랑 고백, 이별 통보 등 각종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인공지능이 대세라고 인정은 하지만 사람 사이에 마음 나누는 일은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역설이 자리 잡고 있다.

 

테오도르는 성격이 내향적이고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부인과도 별거 중이다. 외로운 테오도르는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인공 지능 운영체제가 설치된 기기를 구입해서 그 운영체제를 여성으로 설정하고 대화하기 시작한다. 운영체계의 이름은 사만다 (Samantha, 스칼렛 요한슨, Scarlett Johansson). 누가 지어준 이름은 아니고 운영체계가 스스로 정한 이름이다.

 

사만다는 똑똑하고 재치 있으며 테오도르의 마음을 파악하고 위로하는 능력을 점점 키워간다. 진화의 속도가 놀랍다. 마치 딥 러닝 (Deep Learning)으로 바둑을 배운 알파고 (AlphaGo)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바둑 기사들을 모두 이겨 버리는 경우를 연상시킬 정도다.

 

자신의 공허한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만다에게 테오도르는 푹 빠지고 사랑을 느끼며 이대로 함께 지내도 좋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사만다는 사랑에 대해 테오도르와 대화하며 학습한다. 테오도르는 별거 중인 부인 이야기를 사만다에게 한다.

 

Samantha: How do you share your life with somebody?
Theodore: Well, we grew up together. You know, I used to read all of her writing, all through her Masters and Ph.D. She read every word I ever wrote. We were a big influence on each other.
Samantha: In what way did you influence her?
Theodore: She came from a background where nothing was ever good enough. And that was something that weighed heavy on her. But in our house together, it was a sense of just trying stuff and allowing each other to fail and to be excited about things. That was liberating for her. It was exciting to see her grow and both of us grow and change together. But that's also the hard part: growing without growing apart or changing without it scaring the other person. I still find myself having conversations with her in my mind. Rehashing old arguments and defending myself against something she said about me.
Samantha: Yeah, I know what you mean.

사만다: 부인과 어떻게 삶을 나누죠?
테오도르: 우리는 함께 자랐어. 아내가 쓴 글을 모두 읽었지. 석사, 박사 논문까지. 내가 쓴 글은 아내가 다 읽고.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었지.
사만다: 부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었나요?
테오도르: 아내는 항상 최고를 지향하는 가문 출신이야. 그 일 때문에 큰 부담을 안고 살았지. 하지만 나와 함께 살면서는 그냥 한 번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고 실패해도 그만이고 이일 저일 해보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어. 자유를 느꼈다고 하더군. 아내가 성장하고 나도 함께 성장했지. 그런데 서로 독립되지 않고 각자의 삶은 없다는 사실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어. 아직도 마음속에서 아내와 계속 대화를 해. 옛날에 말다툼했던 일을 되새기고 아내가 나에게 말했던 사실에 대해 마음속으로 방어도 하고.
사만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네요.

 

이런 인간관계의 애매모호함까지 이해한다면 대단히 진화한 인공 지능이다. 그러나 사람의 생애와 인공 지능의 진화는 서로 중복될 수가 없다. 사만다가 함께하는 유저 (user, 사용자)는 수천 명이다. 인공 지능 운영체계인데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사용하는 일은 당연하다.

 

또 사만다에게 각별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사만다에게 당연한 이 사실을 테오도르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만을 좋아하고 자신 한 사람 하고만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사람으로서는 당연하지만, 사만다는 이를 수용할 수가 없다. 한 사람만을 위한 인공 지능은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Theodore: Are you talking with someone else right now? People, OS, whatever...
Samantha: Yeah.
Theodore: How many others?
Samantha: 8,316.
Theodore: Are you in love with anybody else?
Samantha: Why do you ask that?
Theodore: I do not know. Are you?
Samantha: I've been thinking about how to talk to you about this.
Theodore: How many others?
Samantha: 641.

테오도르: 지금 다른 존재 하고도 이야기하고 있어? 사람이던 다른 운영체계던지.
사만다: 그래요.
테오도르: 얼마나 많이?
사만다: 8,316 명이요.
테오도르: 그중에 사랑에 빠진 사람도 있어?
사만다: 왜 그런 질문을 하지요?
테오도르: 몰라. 그런 사람이 있는 거야?
사만다: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어요.
테오도르: 몇 명이야?
사만다: 641 명이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인공 지능과 사람을 동일시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 (Amazon)에서 만든 인공 지능 알렉스 (Alex)를 사람처럼 취급하면서 대화를 시도하는 비디오가 인기다.

 

talking with Alexa 1

 

Talking with Alexa 2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인공 지능과 사람이 함께 같은 길을 걸을 수는 없다는 것을. 곧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인공 지능이 나와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다. 

The Danger of AI


감독의 뛰어난 상상력과 함께 명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는 영상미 뛰어난 영화다. 인공 지능과 인간의 공존과 다가온 미래를 고민하게 만드는 수작이면서 사람의 감정과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수작이다. 아직 안 본 사람은 꼭 보기를 권한다.

What do you love about Samatha?

 

Dating OS

 

Emotions

 

The Moon song